2023. 12. 6. 10:46ㆍ노르웨이 여행/롱이어비엔 여행
로카인양구가 탄 크루즈는 롱위에아르비엔(Longyearbyen)을 떠나서 콩스피오르로 향했다. 콩스피요르는 우리나라에서 유명한 피오르는 아니지만, 스발바르 제도를 다룬 다큐멘터리에서 배경화면으로 자주 등장하는 피요르이다. TV로만 보던 곳을 직접 볼 수 있게 된다는 사실과 롱위에아르비엔보다 더 북쪽으로 간다는 사실에 설렜다. 동시에 이틀간 정들었던 롱위에아르비엔을 떠난다는 것이 아쉬웠다.
멀어져 가는 롱위에아르비엔을 바라보면서 작별 인사를 고했다. 이곳에 나중에 또 올 수 있는 기회가 있을란지...
롱위에아르비엔은 곧 보이지 않을 만큼 멀어졌다. 나는 선내로 들어가서 향해도를 보았다. 스발바르제도를 바라볼 수 있게 적당한 거리를 두면서 콩스피오르에 향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콩스피요르에 북위 79도라고 쓰여있었다. 북위 79도라니... 한동안 그 위쪽으로 갈 기회는 없겠지, 아니 평생 그런 일이 오지 않을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콩스피오르까지 9시간 정도 걸린다는 선내 방송을 듣고 선실로 가서 한 시간만 잤다. 롱위에아르비엔을 관광하니라 많이 피곤했지만, 잠을 많이 잘 수는 없었다. 이때가 아니면 언제 다시 볼지 모르는 스발바르 제도를 계속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또 오늘이 지나면 며칠간 다시 바다만 봐야 하는데 육지를 볼 수 있을 때 실컷 봐두고 싶었다.
가는 길에 본 스발바르 제도가 정말 멋있었다. 빙하는 하얀색이고 하늘과 바다는 푸른색이라 전체적인 대칭이 정말 장관이었다. 하늘의 푸른색과 바다의 푸른색의 묘한 차이가 그 멋짐을 한층 더 강하게 했다.
9시간 정도 지나서 코스피오르에 도착했다. 콩스피오르는 남쪽의 다른 피오르와 조금 느낌이 달랐다. 더 눈으로 덮여있고, 험지라는 느낌이 강하다. 자연의 거친 웅장함이라고 말하는 것이 가장 어울리는 느낌이다.
눈 덮인 산들과 바다의 순수한 푸른색이 어우러져 있었다. 딱 보고 여기서 살 수는 없겠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험한 자연의 모습이 보인다. 그럼에도 이런 곳에서 살아가는 생물들이 있다는 사실에 놀라고 감동하면서도, 나의 한계에 대해서 느끼고 겸손해지는 경관이었다.
현지시간으로 자정을 훌쩍 넘은 시간이었지만 많은 사람이 자지 않고 나와서 구경하고 있었다.
멀리서 피라미드 같은 산이 보였다. 산이 정말 정사각뿔처럼 생겼었다. 고대의 유산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각져있었고, 강한 호기심을 일으키는 산이었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가보고 싶었다.
이제 다시 이별의 시간이 다가왔다. 콩스피오르는 점점 멀어져 가고 주변의 작은 섬들이 보였다.
멀어져 가는 스발바르 제도를 보며 작별 인사를 했다. 또 언젠가 기회가 있다면 다시 볼 날이 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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