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2. 8. 11:28ㆍ볼리비아 여행/산타크루스 여행
볼리비아 산타크루스 인근에는 오키나와 마을이 있다. '엥? 남미 볼리비아에 왠 갑자기 오키나와야? 그냥 일본 오키나와랑 동음이의어지?' 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일본의 오키나와 맞다. 일본의 오키나와 사람들이 이주를 와서 만들어진 마을이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오키나와인 3000명 정도가 이곳으로 이주를 온 것이 오키나와 마을의 시초다. 마을 이름은 '오키나와 우노(Okinawa uno)'라고 한다.
산타크루스에서 출발해서 몬테로에 들렸다가 오카나와 마을에 갔다. 아래의 지도의 빨간 동그라미 쳐진 곳이 오키나와 마을이다. 참고로 가는 버스 편이 많지는 않아서, 자동차가 없으면 가기는 힘들 것 같다.
몬테로 시내는 아래의 사진처럼 생겼다. 여기서 잠깐 볼일을 보고 오키나와 마을로 향했다.
오키나와를 가르키는 표지판이 보였다. 그 표지판을 따라서 쭉 갔다.
볼리비아 여행이 그렇듯이 한없이 넓은 들판이 보인다. 오키나와로 가는 도중에도 지루할 정도로 끝없는 벌판이 이어졌다. 그리고 마침내 오키나와에 왔다는 안내가 보였다. 'Bienvenidos a OKINAWA(오키나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고 쓰여있었다.
인구가 많은 마을은 아니라서 그렇게 볼 것이 많지는 않았다. 볼리비아 오키나와 마을의 시가지는 아래의 사진처럼 생겼다.
오키나와 마을에서 먹은 돈카츠 정식
배고파서 근처의 식당으로 들어갔다. 일본인 마을인 만큼 일본식 식당이었다. 메뉴판은 아래의 사진과 같았다. 카츠동, 볶음면 등이 있었다. 나는 돈카츠를 시켰다.
식당에서 나온 돈카츠는 아래와 같았다. 먹어보니 맛있었다. 일본이나 한국처럼 돈카츠가 둥그런 모양은 아니어서, 조금 독특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밑반찬으로 일본에서 보지 못한 감자조림이나 양파무침 등이 나왔는데, 오키나와 문화일 수도 있고, 일본에서 떨어져 있다 보니 새롭게 도입된 것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밥은 한국이나 일본이나 먹는 밥과 똑같다. 볼리비아 여행에서 감자랑 고구마를 먹다가 쌀밥을 먹으니 힘이 났다.
오키나와 마을에서는 한국이나 일본과 같은 종류의 쌀인 자포니카를 생산한다. 그리고 '일본미'라고 쓴 다음에 마트 등에 판매한다. 볼리비아 교민들도 이 일본미를 많이 사서 먹는다고 한다. '일본미'라고 하지만 그냥 자포니카의 알아듣기 쉬운 표현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동아시아 밖에 나가면 한국쌀이든 일본쌀이든 이름이 어떻든 간에 자포니카가 있으면 감사할 뿐이다.
아무튼 밥을 먹고 오키나와 마을을 구경했다. 약국도 있고 간간히 사람들이 걸어다니는 평화로운 마을이었다.
마을 주변에는 논밭이 펼쳐져 있다. 오키나와 사람들이 볼리비아에 와서 한 것이 농업이다. 그래서 이 논밭에서 일을 하면서 쌀 등을 생산한다고 한다.
지금이야 오키나와 마을이라고 건물도 세워져있고, 체계가 잡혀있지만, 처음에 온 사람들은 정말 힘들었을 것 같다. 기후도 다르고, 모기도 많은 타지에 와서 토지를 개척하기가 얼마나 힘들었을까?
마을 주변 구경을 마치고 식료품점을 들렸다. 식료품점 이름이 UCHINA(우치나)였다. 우치나는 오키나와 방언으로 오키나와를 가리키는 말이라고 한다. 식료품점에 있는 상품들은 다른 볼리비아 구멍가게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식료품점에서 나와서 산타크루스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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