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 5. 11:43ㆍ항공사 이용 후기
2023년 3월까지도 페루 남부 시위로 인해서 볼리비아 라파스에서 페루로 버스를 타고 이동하기는 어려웠다. 그래서 볼리비아 항공으로 라파스에서 페루 리마로 이동하였다. 참고로 라파스에서 리마로 가는 직항편은 없기 때문에 산타크루스를 경유한다. 그래서 볼리비아 항공을 두 번 타게 되었다. 이번에는 볼리비아 항공의 이용 후기를 남기려고 한다.
시간이 없는 사람들을 위해서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국내선이라고 할지라도 국제선과 연계되어 있으면 도착국에서의 출국 항공편을 요구한다.
2. 지연이 잦은 편이다.
3. 기내식이 빈약하다.
4. 화장실은 깨끗하다.
5. 도착하면 승무원이 있는 라인의 앞 쪽 사람들만 일어날 수 있는 문화가 있다.
6. 국내선의 경우, 모든 안내방송은 스페인어로 나온다.
자세한 후기가 궁금한 사람은 아래의 후기를 읽으면 좋겠다.
아침 일찍 출발하는 비행기를 타기 위해서 새벽에 공항에 도착
라파스에서 출발하는 비행기가 아침 7시 45분 출발이었기에 새벽에 엘알토 공항에 갔다. 출발시간 2시간 정도 전에 도착했다. 아직 밖은 어두컴컴했다.
이른 시간이어서 그런지 카운터는 한산했다. 10분 정도면 탑승 수속이 끝나겠구나 하고 생각하며 셀프 체크인 기계 앞으로 갔다.
볼리비아 항공은 국내선도 출국 항공편을 검사한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셀프 체크인이 안 되는 것이다. 화면에 무슨 문제가 있다고 나왔다. 그런데 스페인어를 못하니 무슨 뜻인지 잘 몰랐다. 그래서 바로 카운터로 갔다.
카운터로 가서 물어보니 리마에서 출국하는 항공편을 제시해야 이번 국내선 항공편에 탈 수 있다고 한다. 이번 항공편은 라파스에서 산타크루스로 가는 국내선이지만, 산타크루스에서 페루 리마로 가는 항공편과 연계되어 있다. 그러니까 페루에서 출국하는 항공편을 제시해야 이번 국내선을 탈 수 있다고 했다.
이해가 되지 않아서 왜 그러냐고 물어보았다. 내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한 이유는 2가지이다. 우선 한국인은 출국 항공편이 없어도 페루에 입국할 수 있다. 처음에 페루에 입국할 때도 출국 항공편이 없었지만, 입국심사에서 별 문제가 없었다. 또한 내가 라파스에서 타려는 항공편은 산타크루스로 가는 국내선이다. 국내선을 타는데 최종 목적지에서의 출국 항공편을 제시하라고 하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 제시할 필요가 없지 않으냐고 말했다. 하지만 카운터의 직원은 리마에서의 출국 항공편이 없으면 비행기에 탈 수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억지라고 느꼈지만 어쩔 수 없었다. 그 자리에서 리마에서 미국으로 출국하는 항공편을 예약한 다음에 직원에게 제시했다. 그리고 나서야 산타크루스로 가는 티켓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런데 티켓을 받아보니 한 장이었다. 라파스에서 산타크루스로 가는 티켓만 발권해 준 것이다. 직원에게 물어보니 산타크루스에서 리마 가는 항공편 티켓은 산타크루스 공항에서 발급받아야 한다고 했다. '이럴거면 뭐 하러 리마에서의 출국 항공편이 필요했는지..?'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알겠다고 하고 들어갔다. 해프닝으로 여유 시간이 그렇게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티켓을 발급받고 보니 밖에는 어느새 동이 터 있었다.
엘 알토(라파스) 공항에서 보안 검사받기
티켓을 발급받고 보안 검사를 받기 위해서 2층으로 올라갔다. 비행기 출발 시간이 45분 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에 마음이 급했다. 그런데 보안 검사를 위한 줄이 많이 길었다.
마음은 급했지만 어쩔 수 없이 제일 뒤로 와서 줄을 섰다. 다들 새벽에 출발해서 많이 피곤한 것 같았다. 누워서 자는 사람들도 있었다.
줄은 길었지만 시간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5분 정도만 기다리자 아래의 사진과 같은 보안 검사장 입구까지 올 수 있었다. 그리고 여기서부터 보안검사가 끝날 때까지 7분 정도의 시간이 더 소요되었다. 출국 심사가 아닌 보안 검사니까 그렇게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는다.
보안 검사장에는 가위와 칼 그리고 스프레이를 버리는 곳이 있었다.
볼리비아 항공의 출발시간 지연
애써서 겨우 출발시간에 맞춰서 탑승장에 도착했다. 바로 게이트로 갔다. 그런데 비행기가 아직 오지 않았다. 주변의 안내 센터 직원에게 물어보니 지연되었으니 기다리라고 했다. 옆에서는 사람들이 태연하게 기다리고 있었다.
"볼리비아에서 살려면 인내심이 필요해~"라고 말씀하시던 수크레의 한 아저씨가 생각났다. 버스 출발 지연은 몇 번 겪어봐서 익숙해졌었는데 비행기도 지연이 되는지는 몰랐었다. 그것도 40분 정도 늦게 비행기가 왔었다. 그렇지만 주변의 누구도 항의하지 않았다. 다들 익숙하다는 듯이 기다렸다가 탑승했다.
아무튼 7시 45분 출발 예정이었던 비행기는 50분쯤에 탑승을 개시했다. 사람들이 일어서서 탑승을 시작했다. 나도 사람들에 맞추어서 비행기에 탔다.
볼리비아 항공 비행기의 외관
공항 창문으로 내가 탈 항공기가 보였다. 나름 튼튼해 보여서 안심이 됐다. 볼리비아 항공의 비행기는 꼬리에 BOA 마크를 하고 있었다.
탑승구는 다른 항공사와 똑같다.
볼리비아 항공의 기내 좌석
볼리비아 항공의 기내도 다른 항공편과 비슷하게 깔끔하다. 안전벨트가 조금 허름한 편이지만 괜찮았다.
아래의 사진처럼 안전벨트는 조금 허름하다.
볼리비아 항공의 기내 엔터테인먼트
볼리비아 항공은 기내 엔터테인먼트가 없다. 우리나라 저가항공과 비슷한 구조라고 생각하면 된다.
볼리비아 항공의 화장실
창가 쪽 자리였기 때문에 들어가기 전에 화장실에 먼저 갔다. 화장실은 굉장히 깨끗했다. 좌석이 조금 허름해서 화장실도 그렇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티슈와 비누도 잘 구비되어 있다. 그리고 온수와 냉수도 잘 나온다.
볼리비아 항공에서 본 라파스의 풍경
원래 출발시간을 40분 정도 넘기기는 했지만 그래도 결국 출발했다. 승무원이 안전 안내를 하고 나서 비행기는 이륙했다.
창가 쪽 자리였기 때문에 라파스의 풍경을 볼 수 있었는데 굉장히 좋았다.
라파스와 엘알토의 풍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두 도시를 구분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산악과 협곡 지형이면 라파스, 평지면 엘알토라고 생각하면 된다. 아래의 사진은 엘알토의 모습이다. 사실 건물의 지붕들이 다 붉은 갈색이어서 라파스나 엘알토나 비슷한 색감이다.
도시 구경을 열심히 했다. 라파스는 점점 멀어져 갔다. 라파스에게 인사를 했다. 그리고 잠시 눈을 붙였다.
그러다가 일어나니 어느새 밖의 풍경이 달라져 있었다. 푸른 숲의 풍경이 펼쳐져 있었다. 저지대의 풍경이 보였다. 산타크루스에 가까이 왔음을 느낄 수 있었다.
무사히 산타크루스에 도착했다. 산타크루스에서 도시를 구경하다가 시간에 맞추어서 공항으로 돌아왔다. 재밌는 것은 산타크루스에서 리마 가는 티켓을 발급받을 때에는 리마에서의 출국 항공편을 검사하지 않았었다.
볼리비아 항공의 기내식
볼리비아 항공 기내식은 샌드위치 하나와 머핀 하나가 나온다. 둘 다 그렇게 맛있지는 않았다. 비행기 가격이 꽤나 비싼 볼리비아 항공인데, 그에 비해서 기내식은 너무 빈약했다.
볼리비아 항공의 재미있는 문화
기내식을 먹고 옆의 선생님과 영어로 대화하다 보니 리마에 도착했다. 산타크루스에서 봤던 것과 같이 볼리비아 항공의 재미있는 문화를 다시 볼 수 있었다.
볼리비아 항공은 내릴 때 승무원이 어디까지 먼지 일어설 것인지 지정한다. 승무원이 어느 라인까지 서면 그 라인부터 앞 좌석만 자리에서 일어서는 것이다. 그보다 뒤에 있는 사람들은 앉아서 기다려야 한다. 다른 항공사 비행기들은 도착하면 다 같이 우르르 일어서는데, 볼리비아 항공은 그렇지 않았다. 꽤나 괜찮은 문화라고 생각했다.
아래의 사진을 보면 승무원 보다 앞쪽에 있는 사람들만 일어서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비행기에서 내려서 리마공항으로 걸어갔다. 이렇게 볼리비아 항공과의 만남은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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